미니픽션

한국 미니픽션작가 모임에서 발표한 미니픽션 작품을 올립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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섬에 비가 오면
구준회  (Homepage) 2017-08-14 01:51:30, 조회 : 114, 추천 : 1

섬에 비가 오면 모든 게 오는 것 같다.
서남해 바다의 끝단 홍도 밖으로 섬은 없다.흑산도와 홍도 사이에 손바닥만한 이섬이 있어 서해 완전 공해상에 외롭게 떠있다. 이섬은 육지에 폭우 홍수가 날 때도 가끔 부슬비만 살짝 오다 갈 뿐 폭우라는 게 없다. 폭풍이 볼 때 무시해도 상관 없는 바다의 티끌쯤으로 여기나 보다. 미미한 존재다. 다만 안개가 무시로 오르내리며 섬을 지웠다 보였다 할 뿐이다. 비 대신 안개가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는 듯했다.이곳 사람들도 이 세상에 존재 했다 사라졌다 하는 얼굴없는 존재 처럼 보였다.
하루 한번 들르는 흑산도와의 작은 통선 외에는 없다. 어느 곳을 봐도 넘치는 것은 바다 뿐이다. 바다로 둘러싸인 감옥이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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